논어인간학

겸손한 삶, 있어도 없는 듯 하라, 신용은 인생의 바퀴다

dn-min 2024. 9. 3. 11:56
반응형

논어인간학

 

많이 알면서도 많이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묻고, 가지고 있어도 없는 듯하고 가득 찼으면서도 비어있는 듯 한다

 

있어도 없는 듯 하라

 

현대사회는 남에게 알려야 출세의 길이 열리고 공명(功名)을 이루게 된다 생각한다 없으면서 있다하고 비었으면서 가득 찬 체하며 궁하면서 풍부하다 하니 이런 사람은 한결 같기가 어렵고 호화를 누리고 윗자리에 앉아 있어도 대게는 오래가지 못한다 근본이 없기 때문이다

 

뿌리깊은 나무는 가지며 잎이 무성하고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도 마르지 않듯, 사람도 속이 깊고 앎이 깊어야 진실한 삶을 오래 누릴 수 있다 벼는 익을 수록 고개를 숙이 듯 겸손해진다

 

없으면서 있는 듯 허세부리는 사람은 허공에 둥둥 떠 있다 조만간 쿵하고 벼랑으로 굴러 떨어지고 말 것이다 제(齊)나라 사람으로 아내와 첩 하나를 데리고 사는 사람이 있었다 남편이 외출을 하게 되면 언제나 술과 고기를 실컷 먹고 돌아오곤 했다 그의 아내가 음식을 대접한 사람이 누구냐 물으면 모두 돈 많고 벼슬 높은 사람이라 말했다 그런데 그 부귀한 분들은 자신의 집에는 한번도 찾아오는 법이 없었으니 이튿날 아침 아내는 일찍 일어나 남편의 뒤를 쫓게 된다 그런데 장안 거리를 돌아다니는데 남편을 아는체 하거나 말을 거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던 남편은 성문밖 묘지로 나가 산소에 제사 지내는 곳으로 찾아가 먹다 남은 음식을 구걸해 먹는 것이었다 이런식으로 배를 실컷 채우고는 집으로 돌아와 목에 힘을 주고 아내와 첩에게 뽐내고 오만을 떨었던 것이다

 

신용으로 나를 믿게 하라

 

신용은 사람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원동력이다 사람이 신용이 없다는 것은 자동차에 바퀴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정조때 명신 정홍순은 늘 갈모를 두개 준비해 지니고 다녔다 하나는 자신을 위해 다른 하나는 다른 사람을 위해서이다 갈모는 비가 내리면 갓에 덧 씌우는 우구(雨具)로 당시엔 필수였다 젊은 시절 영조가 동대문 밖에서 구경을 하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져 옆에 선 젊은이가 갈모가 없어 낭패를 겪고 있었다 이를 본 정홍순이 빌려주었고 이튿날 틀림없이 돌려 주겠다 약속을 하고는 자신의 집 약도를 자세히 그려주었고 그 젊은이의 집주소도 알아 두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약속을 지키지 않아 남대문 밖에 산다는 젊은이를 하는 수 없이 찾아가 갈모를 되돌려 받게 되었다

 

그로부터 이십여 년이 지난 어느날 정홍순이 호조판서에 올랐을 때 좌랑(左郞)이 새로 발령 받은 신임인사를 하는데 자세히 보니 옛날 갈모를 돌려주지 않았던 젊은이가 아닌가 두 사람은 서로를 알아보고 크게 놀란다 정홍순은 갈모하나 돌려주지 않아 신용없음을 알게 되었다며 이런 사람은 국가의 막중함을 다룰 수 없을 것이며 사직해서 나라에 누를 끼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받아 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저버린 믿음으로 그 젊은이는 벼슬길이 끊기고 말았다

 

말이란 실천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항상 신중해야 한다 지체하지 않는 것이 좋다 미적미적 망설이고 있다면 결과가 나타날 일이 없다 일에 민첩하라 가정에서는 풍요로움을, 직장에서는 승진을, 사회에서는 보람을 얻게 된다

반응형